희망은 사랑을 한다, 김복희
2024.04.22
누군가 내 시집을 들고 사람들에게 말을 건다고 했다 자신의 이름이 나이며, 자신의 시집이 나왔고 자신은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그 사람은 예의바르고, 친근하게 웃고, 차림새도 적당히 단정해서 불쾌한 사람 같지 않았다고. 무엇보다 종교도 없고 길에 쓰레기도 버리지 않고 목소리도 크지 않았다 만나본 적 없지만 그 사람이 좋아졌다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지 않을 곳만 골라 가서 나를 보여주는 놀라운 사람, 내가 사랑할 만한 사람에게 다가가 사랑을 나누는 사람, 수줍음에 지쳐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다 턱을 자주 괴는 습관이 있지만 또박또박 말하고 삽화를 이야기하고 삶을 이야기하진 않고, 또…… 사과를 잘 깎는다 그 사람…… 칼을 들고 사람들을 등지고 서 있으면 사람들이 무섭지 않을까 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