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사장님께서 늘 휴지에 그림을 그려주시는데, 차마 버릴 수 없어서 늘 손에 쥐고 나온다. 버릴 수도, 쓸 수도 없는 것. 그런 건 어디로 가는지 곰곰 생각해.
늦가을부터(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 놓여 있는 낙엽 한 장. 이것도 차마 치울 수 없는 것일 거야. 제자리가 아니더라도 계속 여기 있으면 제자리가 될 수 있는 거지. 시집 배가할 때 발견하는 여전한 낙엽의 존재에 얼마간 안도하고, 이러한 습관은 이 공간을 더욱 애정하게 만든다.